국내 연구진 ‘상온 양자역학적 스핀 펌핑 현상’ 발견…세계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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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서강대 공동연구팀…기존 양자 기술 한계 극복의 실마리 찾아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상온에서 양자역학적 스핀 펌핑(spin pumping) 현상을 발견해 기존 양자 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다. 이 연구는 기존 고전역학적 방식에 비해 10배 이상의 스핀 전류를 생성하는 방법을 제시해 차세대 전자 소자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자역학 스핀 펌핑
철(Fe)과 로듐(Rh)의 합금인 FeRh에서 발생하는 양자적 스핀 펌핑. (출처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세계 최초, 상온에서의 양자역학적 스핀 펌핑 현상 발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경진·김갑진 KAIST 교수와 정명화 서강대학교 교수 공동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상온에서 양자역학적 스핀 펌핑 현상을 발견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연구 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지난 30일(현지시간 29일, GMT) 게재되었다. 논문의 제목은 ‘Signatures of longitudinal spin pumping in a magnetic phase transition’이다.

스핀 전류의 원리와 스핀트로닉스 기술

전자는 전기적인 성질인 전하와 자기적인 성질인 스핀(spin)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물질 내에서 전자가 이동하는 현상인 전류는 전하 전류와 스핀 전류로 나뉜다. 현재 대부분의 전자기기는 전하 전류로 작동하지만, 전자가 이동하면서 물질 내부의 원자와 충돌하게 되어 열이 발생하고, 이는 에너지 소모 증가와 효율 저하로 이어지는 문제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연구자들은 전하 전류가 아닌 스핀 전류를 이용해 전자 소자를 만드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라고 한다. 스핀트로닉스 기술을 실현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스핀 전류의 생성인데, 그 방법 중 하나로 스핀 펌핑(spin pumping)이 있다.

스핀 펌핑은 자성체와 비자성체를 접합했을 때, 스핀의 세차운동에 의해 자성체에서 비자성체로 스핀이 이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하지만 기존의 고전역학적 방식으로 생성된 스핀 전류의 크기가 작아, 이를 실제 전자 소자에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의 혁신적 접근과 연구 과정

정명화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9년 자성박막에서의 스핀 상호작용 연구 결과를 발표했고, 이 연구는 재료 분야에서 저명한 학술지인 Nature Materials에 게재된 바 있다. 논문의 제목은 ‘Long-range chiral exchange interaction in synthetic antiferromagnets’이다. 이후 연구팀은 지속적으로 연구를 수행하면서 자성박막 제작 기술을 발전시켜왔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러한 연구 노하우를 바탕으로, 정명화 교수 연구팀이 고품질의 철(Fe)-로듐(Rh) 자성박막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김갑진 교수 연구팀과 협력하여 자성박막의 독특한 물성을 활용해 큰 스핀 전류를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이경진 교수 연구팀이 양자역학적 이론으로 이를 해석하고, 추가적인 실험을 통해 연구 결과를 증명함으로써 스핀트로닉스 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상온에서의 양자역학적 스핀 펌핑의 의미

대부분의 양자역학적 현상은 극저온(영하 수십도 이하)에서만 관측되지만, 이번 연구는 상온에서 양자역학적 스핀 펌핑 현상을 관측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기존의 고전역학적 방식에 비해 10배 이상의 스핀 전류를 생성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여, 차세대 전자 소자 개발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연구는 단순히 이론적 예측에 그치지 않고 실험을 통해 실제로 관측 및 검증되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이 연구를 바탕으로 향후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전자 소자, 초고속 데이터 처리 장치, 저전력 반도체 개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양자역학적 스핀 펌핑의 응용 가능성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스핀트로닉스를 활용한 고효율 전자 소자 개발에 중요한 기초 연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상온에서의 스핀 전류 생성이 가능해짐에 따라 양자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반도체와 메모리 소자 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

또한, 고전적인 스핀 운동을 이용한 기존 스핀트로닉스 연구와 달리, 이번 연구는 스핀의 양자적인 특성을 직접 활용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이는 응용 측면에서도 더 효과적인 기술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미래 정보통신 기술과 차세대 전자 기기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향후 연구 방향과 기대 효과

이번 연구 성과는 기초연구를 수행하는 연구팀들이 공동연구를 통해 스핀의 정적인 상태 연구를 넘어, 자기적 상태가 변화하는 동적인 스핀 상태에 대한 연구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높은 가치를 가진다. 연구진은 이 연구를 기반으로 더 나아가 양자컴퓨팅과 결합한 차세대 양자정보처리 기술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연구를 확장할 계획이다.

연구를 이끈 공동연구팀은 “기존 스핀트로닉스 연구는 고전적인 스핀 운동을 이용해 온 반면, 이번 연구는 스핀의 양자적인 특성을 활용함으로써 응용 측면에서도 더욱 효과적인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밝혔다.

양자역학
(이미지 출처 = AI 제작)

이번 연구는 양자역학적 원리를 활용한 스핀 펌핑 현상이 상온에서도 가능함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기존 스핀트로닉스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중요한 발견이다. 이를 통해 향후 초저전력, 고효율 전자 소자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며, 차세대 반도체 및 정보통신 기술 발전에도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출처 : 정책브리핑(http://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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